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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APE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572
등록일2019-06-01 오전 9:57:15

인체가 새로운 환경에 노출될 경우 어떤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그 환경에 노출을 피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그 새로운 환경자체가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경우도 있고 대신 할 것이 없는 획기적이라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하게 되고 여러 가지 방법이 개발됩니다. 예를 들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만 노출되도록 주의하는 방법도 있고 그것이 약물이라면 부작용을 초래하는 성분을 찾아 중화시켜 투여하기도 하며. 효과는 떨어지지만 비슷한 작용을 하는 물질을 대신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질병에 대하여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다는 사실은 아직 확실하고도 정확한 치료방법이 개발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치료법이 많아 좋아졌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고 아직 치료법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위장관이 제2형 당뇨병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연한 것이 폭발적인 당뇨 환자의 증가가 채 100년이 안 되고 인간에게 굶주림이라는 것이 사라지고 먹거리가 넘쳐나기 시작한 지도 수십만 년 인류 역사에 대하여 지난 100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위장관의 특정 부위가 2형 당뇨병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그 부위를 제거하거나 기능을 없애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부위가 소화작용에 있어 필요한 부위라면 그동안의 당뇨 완치에 대한 흥분과 투자는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될 듯 될 듯 거의 다 되었는데……. 결국 안 되는 것이었구나!. 십이지장을 완전 우회하려니 괄약근이 함께 잘려나가 소화가 안 되고, 괄약근을 보존해서 소화기능을 유지하려니 십이지장이 남겨지고 이것 때문에 재발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제까지의 연구와 노력이 허무합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온다면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는 기적 같은 일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의학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말도 안 되게 많이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추측이 치료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되고 이제까지의 생각을 뒤집어엎어 버리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눈치 빠르신 분은 벌써 알고 계셨겠지만 앞에 한 말은 당뇨 수술 분야에서 SAPE가 차지하고 있는 역할을 말한 것입니다. 위장의 말단부위인 유문부와 괄약근 그리고 십이지장 시작부분이 같이 붙어있기 때문에 통째로 생각해왔던 것을 분리해서 생각하면 재발하거나 합병증이 발생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고 해결책도 눈에 보인다는 뜻입니다.

너무 자기자랑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합니다. 좋은 수술인데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좀 서운 해서 선을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야겠습니다. 며칠 전 올렸던 칼럼을 너무 내 생각만 하고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SAPE라는 수술이 보험에서 제외된 사실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당뇨 수술이라는 치료법이 한참 알려지고 수술로 치료가 된다는 소문의 정 가운데 있는 수술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정작 이 수술이 제외된다는 사실과 수술이 금지되었다는 뜬소문까지 듣게 되어 좀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수술 받으신 환자분이 외래에 오셔서 수술 후 다니던 내과에 가서 혈당검사를 했는데 그 병원 선생님이 놀라며 어찌 된 일이냐고 물어서 SAPE 수술받았다고 했더니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이 답답해서 의사가 이런 사실을 모르면 어찌 하냐고 호통을 치고 왔다고 하시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환자분께 환자분은 이 수술에 대하여 알게 된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하니 채 1년이 안 되지요. 하십니다. 사실 제가 이 원리를 발견한 것도 5년 정도밖에 안 되니 당연하지요. 논문을 제출해도 참고문헌을 운운하며 되돌려 보내고. 발표기회도 적고……. 그렇다고 이수술로 큰 이익을 보는 스폰서도 없고.. ( 이뜻은 현재 시행되는 수술 중 SAPE는 가장 재료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재료를 제작하는 회사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 그 내과 선생님이 SAPE라는 수술이 있는 것이며 또 효과는 어떻고 원리는 무엇인지 무슨 수로 알겠습니까?

외래 진료할 때 환자분들과 우리 의료진의 대화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혈당증이 없어지는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우리만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결론은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적절히 대처하겠다는 다짐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수술이 더욱 알려지고 빨리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기도 적당한 것 같습니다. 이제 외국 논문집에 제출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도 논문 제출을 했었는데 채택이 안 되었지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참고문헌이 너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해는 가고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인데 논문집에 내기는 너무 빠르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결과가 좀 축적되기를 기다려야 했고 뒷받침하는 연구도 발표가 좀되어야 받아 드려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실제 최근에 그동안 제가 이야기하는 수술의 기전을 뒷받침해주는 연구논문이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우회의 길이나 단일 문합의 효과 같은 사실이 증명이 많이 되었기 때문에 이런 논문을 배경으로 제시하면 이해가 더 쉽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당뇨 수술이 보험의 적용이 되면서 우리 병원에서 수술할 때 더 많이 부담하는 치료비의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합니다. 병원경영팀에서도 협조적이고 조만간 실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문제는 확정되면 알려드릴 예정이며 상담을 담당하는 김하은 간호사에게 문의하면 될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알려드려야 할 것이 있는데 계산을 해보니 당뇨 수술은 체질량지수가 27.5에서 29.9 사이라고 할 때도 고도비만수술보다 혜택이 아주 적습니다. 이점은 알고 계셔야 오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