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수술법의 이름(1)
베리아트릭수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문제는 수술의 이름의 이해입니다. 저도 전공의 시절 처음 베리아트릭 수술을 공부할 때 굉장히 낯선 분야로 생각되었거든요. 우리는 보통 새로운 이름을 만들 때 제작한 사람이나 회사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그 물건의 고유한 특징을 부각해서 이름만으로도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의학의 경우도 새로운 치료법이 나오거나 새로 질병을 분류할 때 어떤 치료법인지 암시하는 이름이나 예후나 치료방법에 따라 분류한다면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베리아트릭수술도 일정한 틀 혹은 기준 안에서 이름을 정한다면 이해가 쉬울 텐데 이름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이해도 어렵고 기억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베리아트릭 수술은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성행하던 수술입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되어 발전해 왔는데 점차단점을 보완한 수술이 개발되면서 제각기 이름이 정해진 것 같습니다. 일정한 틀에서 이름을 정한다는 말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적응증을 주로해서 비만이나 당뇨를 강조하던가, 수술의 모양을 중심 (위전절제술)으로, 혹은 붙이는 부분 (위-공장 문합술)등 한가지로 통합해서 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분야는 수술에 사용되는 기구, 개발한사람, 해부학적 모양, 붙이는 방법, 절제 부위, 소화액의 차단 부위를 나타내는 이름 등 너무 다양해서 처음 보는 사람은 정말 이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름 각각의 수술의 이름이 갖고 있는 뜻을 알려드리면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단 사용되는 수술이름을 나열해보면 위-밴드삽입술 (Gastric band), 소매절제술 (sleeve gastrectomy), 루와이 우회술 (Roux-en-Y gastric bypass), 담도췌장 우회술 (Biliopancreatic diversion), 십이지장공장우회술(duodeno-jejunal bypass), 축소위우회술(mini-gastric bypass), 단일문합유문소장 문합술 (Single anastomosis pyloro enterostomy, SAPE) 등이 있습니다.
전체를 작용기전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누면 섭취제한과 흡수 제한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정확한 분류가 되지 않는 것이 섭취제한의 의미는 변하지 않았으나 우회의 경우 영양분의 흡수 제한보다는 그 부위의 소장과 영양분의 접촉여부가 더 중요한 것이 알려졌으므로 섭취제한과 접촉제한 으로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합니다. 영양분의 경우 우회되어 흡수량이 부족하다면 나머지 소장에서 모자란 량을 흡수 해줄 수 있습니다. 나머지 소장에서 보상성 과증식이 되어 짧은 소장이지만 흡수는 수술 전과 비슷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사수술에 중요한 인크레틴의 경우 소장의 위치에 따라 분비되는 인크레틴의 종류가 다른데 만약 특정 부위가 우회되어 그곳에서 분비되던 인크레틴이 분비 안될 경우 다른 쪽 소장에서 부족한 인크레틴을 분비해주는 것은 분비세포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우회를 하는 진정한 목적은 영양분과 소장점막의접촉을 차단하여 특정 인크레틴의 분비를 막거나 더 분비되게 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기전이 당뇨병의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위장의 용적만 줄여주는 방법과 소장의 일부를 음식이 접촉하지 않게 하는 방법 (우회술) 으로 분류하는 것이 합리적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 비만과 당뇨로 분류하는 법도 있지만 이것은 우회가 있으면 당뇨를 목표로, 섭취량만 제한하는 것은 비만을 목표로 한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만 순수한 우회술은 십이지장공장우회술과 SAPE를 제외하고는 두 가지 기전을 같이 사용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분류가 애매해 질 수 있습니다. 순수우회술이란 섭취제한을 위한 술식이 배제된 형태의 수술을 말하는 것으로 위장이 그대로 있어야 합니다. 원래 처음 시행된 루비노의 십이지장공장우회술과 단일문합 유문 소장문합술만이 위장을 자르지 않고 소장만 우회하는 술식이 되거든요. 이와 반대로 소장우회를 전혀 하지 않는 대표적 섭취제한수술은 위밴드수술과 소매절제술입니다. 밴드수술은 위장의 상부에 밴드를 끼워서 먹지 못하게 하는 방법 (최근에는 거의 하지 않지요?) 그리고 소매절제술은 위장의 모양이 반달모양이라면 이곳에서 초승달정도의 부위를 잘라내는 것으로 섭취자체를 줄여주는 방법입니다. 비만만 놓고 보면 식시량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거든요. 참고로 sleeve 라는 용어는 윗옷의 소매라는 뜻합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음은 루와이 우회술입니다. 이 방법은 많은 사람이 흡수 제한 수술, 혹은 섭취와 흡수를 동시에 제한 하는 수술로 알고 있지만 지금 시행되는 루와이 우회술은 엄밀히 말하면 섭취제한이 주목적 입니다. 원래 수술을 고안 할 때 목적이 위장을 가장 적게 성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식도 근처에서 잘라서 성형 해야 가장 적어지지만 위장은 배안에서 굉장히 상부로 치우쳐있게 됩니다. 위성형이 끝나면 음식이 소장으로 내려갈수 있도록 소장과 연결 시켜야 하는데 소장을 그냥 끌어 올려 소장의 옆구리에 붙여 보니잘 올라가지도 않고 십이지장에서 나온 소화액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과정에서 역류현상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음식만 내려오는 전용 길을 만들다 보니 결국 두 개의 통로가 만들어 졌고 복부의 중앙에서 합쳐져서 Y 모양을 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로 루와이 라는 말을 쓴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시술되는 루와이 우회술에서는 성형하는 위장의 크기의 제한에 대한 원칙만 있을 뿐 두 갈래 통로의 각각의 길이에 대한 것은 정해진 것 이 없이 외과의사가 적당히 알아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흡수를 줄인다고 한쪽 통로를 길게 만들어 흡수를 제한 한다는 수술도 있지만 이것도 어떤 규칙이나 학문적 근거 없이 그저 길게 만들며 된다는 식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이러한 Y 형태를 취하는 수술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담도췌장 우회술 (Biliopancreatic diversion)과 십이지장공장우회술(duodeno-jejunal bypass)도 두갈래의 통로를 Y모양으로 결합시킨 모양을 하게 되므로 루와이 술식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두 갈래의 통로를 만들어 주는 형태는 자체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두 갈래 중에서 영양분과 접촉하지 않고 소화액만 흐르는 통로에서는 인크레틴이 분비되지 않지만 위장에 연결되어 음식물만 통과하는 통로에서는 인크레틴이 분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크레틴은 반드시 영양분이 흡수되지 않아도 장안에 영양분이 있다면 분비가 가능 합니다. 그러나 소화액과 섞이기 전의 상태이므로 결국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영양분 흅수가 적어진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장의 성형을 아래위로 길게 만들고 소장을 두 갈래가 아닌 한 개의 통로를 이용하여 옆구리에 붙여주는 수술인 축소위회술이 뛰어난 장점을 갖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영어는 mini-gastric bypass 인데 이것을 축소위우회술로 이름을 만든 사람은 바로 본인입니다. 원래 영어의 mini가 의미하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하는데 본래의 의미는 위우회술은 루와이 우회술과 같지만 구조를 간단하게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해석된 이름의 의미가 축소화된 위우회술이라는 뉘앙스 보다는 위를 축소한 우회술이라는 쪽으로 연상되므로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논쟁을 벌였던 기억도 있습니다. 처음 이 수술이 시행될 때 너무 간단해서 제 역할을 못할 것이며 발생가능한 문제점에 대하여 우려가 많았으나 현재는 그 간단한 구조가 커다란 장점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음식만 지나는 소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영양분과 접촉하지 않고 소화액만 흐르는 부위가 상대적으로 길어졌기 때문에 당뇨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이 큰 장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우회술에서 성형된 위장과 소장을 연결함에 있어서 위치가 아주 상부가 아니라면 굳이 Y 모양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이러한 사실은 수술의 원칙이 바뀌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음은 당뇨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장우회술의 이름과 뜻 그리고 특징을 알려드려야 하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으로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