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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축용 구충제의 항암효과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762
등록일2019-11-13 오전 11:26:29

 

기생충제거를 위하여 동물에게 투여하는 구충제가 암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많이 떠돌고 있습니다.

주변에 암 환자들이 있고 저도 궁금하기도 해서 여러 가지 참고 문헌과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굉장히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말씀드리는 내용은 검증된 내용이 아닙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지요? 내용 가운데에는 인용된 사실이 잘못 전달된 것도 있고 정확하지 않은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소문의 근거는 미국에서 말기 폐암에 걸린 환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조티펜스라는 사람은 small cell cancer라는 우리말로 폐의 소세포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런데 미국의 유명한 암치료센터인 엠디엔더슨 병원에서 소세포암에 대한 신약 임상시험을 위한 피시험자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상시험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임상시험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약물은 복용해서는 안되거든요. 효과가 있어도 어떤 약 때문인지 모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과 판정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조티펜스라는 사람은 시험이 시작될 즈음 알고지내는 수의사 한분이 개의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항암효과가 있으니 복용해보라는 말을 듣고 같이 사용하게 됩니다.

이 임상시험은 굉장히 참담한 결과를 보였는데 재미있는 점은 임상시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환자가 사망하게 되었지만 조디펜스환자는 암세포가 거의 없어지는 좋은 결과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된 병원에서 조사를 하게 되어 개에 먹이는 구충제 펜벤다졸의 효과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SNS, 인터넷 등을 통해 소문이 퍼지게 된 것이 우리나라에도 전달이 되어 현재 가약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약이라면 왜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미국의 FDA 나 한국의 식약처에서 사용해도 된다는 말을 국민들에게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식약처에서는 비공식적이지만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약물이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라고까지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임상시험결과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신약이 임상시험을 거쳐 환자에게 투여되기 위해서는 검증된 연구 절차가 있어야 합니다. 굉장히 까다롭고 이런 실험을 주관하는 경우 비용도 많이 소요됩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일단 1차로 약의 독성을 확인합니다. 제일먼저하는 실험이 약의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약이 안전한가를 최대용량을 사람에게 투여해서 확인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겠구나 싶으면 소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효과를 보는 2차 실험이 진행되고 그 다음에 대규모의 환자에 대하여 투여해서 부작용이 없고 효과도 있는 것을 확인하는 3차 검사를 기본적으로 통과해야 허가가 나게 된 복잡한 절차입니다. 그래도 효과가 있다면 해야 되지 않을 까요? 그런데 아무도 주관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금전적인 이득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효과가 검증된 다해도 이미 싼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에 새로 만들 필요도 없고 특허를 내서 독점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저 남 좋은 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자본주의 경제에서의 큰 맹점이 될 수도 있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제가 찾아본 결과만 해도 효과는 있습니다. 그러나 용량이나 사용시 주의점에 대한 보고는 아직 나온 것이 없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결국 효과는 있으나 확실한 투여법이 없는 이유는 스폰서 문제입니다. 만약 새로운 약이 발견되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돈벌이가 되어야 하고 돈벌이가 되어야 스폰서가 생기며 광고를 통한 선전으로 알려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아시겠지요. 바로 당뇨병의 SAPE 수술입니다. 정말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4년 이상 추적이 되었고 수 많은 외과의사들이 얻고 싶어하는 결과를 얻었는데도 아직도 크게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이 수술은 재료가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다른 수술보다 비싼 비용을 받을 수 없고 게다가 다른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환자를 호전 시키기 때문에 결국은 남는 게 없으며 있는 것조차 깍아 먹는 다는 점입니다. 참 현실은 차갑기만 합니다. 그런데 세상을 원망할 일도 아닙니다. 가까운 예로 우리 수술 받으신 환자분들 있잖아요? 수술 전에는 만약 좋아진다면 세상에 모든 것과 바꿔도 된다고 하시던 분들이 조금 심하게 말씀드리면 수술 후에는 내가 당뇨가 있었었나? 배에 수술상처가 남아서 보기 싫어! 등등.

처음에는 이런 환자분들이 섭섭했고 세상 참 싸늘하구나! 했지만 이것이 현실이고 나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아직도 SAPE는 당뇨치료의 최고봉입니다. 그리고 어제도 수술했는데 시간은 점점 짧아져서 어제는 한 30분 걸린 것 같은데요. 환자의 경과는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좀 조용하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좋은 경과를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숨어있는 진주 같은 수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