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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후 혈당의 중요성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684
등록일2020-04-11 오전 10:17:45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려봅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되지 않나 봅니다. 나라에 의료진이 필요한 큰일이 생길 때면 제일 먼저 외과가 동원되곤 했는데 (전쟁이나 대형사고가 잦았거든요) 외과가 제외되는 일도 있네요. 어찌 되었든 조금은 고개를 숙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동안 응급수술 아니면 회피하는 현상 때문에 수술 건수도 몇 없었고 학회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하는 SAPE 수술이 필요한 근거가 될만한 논문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십이지장을 완전히 우회해야 하는 이유, 우회의 길이를 2로 해야 하는 근거, 단일 문합으로 하는 이유 등 새로 나오는 논문들이 제가 생각했던 가정을 증명하고 있거든요. 조금만 더 있으면 모든 근거를 종합하여 수술을 디자인해 보면 SAPE와 같은 수술이 나올 겁니다. 그러면 이 수술에 대한 이해가 더 쉽게 되고 더 빨리 인정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수술을 세상에 알리는데 좀 쉬워질 것 같고 시기도 적절한 것 같아서 활동을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활동 이래 봤자 칼럼 쓰고 학회에 발표하고 논문 쓰고 하는 것이지요. 조만간 한편은 발표가 될 것입니다.

오늘 칼럼을 쓰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수술의 장점을 한 가지 더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수술을 구상할 때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최근 알게 된 것입니다. 그것을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수술 후 환자분들 경과를 보면 정말 좋은 분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은 있었거든요. 가장 심각히 생각했던 문제는 당화혈색소가 정상으로 잘 안 떨어지는 분이 간혹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상황에도 합병증은 발생이 안 되고 환자도 굉장히 건강하고 몸 상태도 좋다고 하시거든요. 이게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 환자분에게 당화혈색소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더라 라고 말하기는 너무 주관적이지요? 의사나 과학자들은 자기가 어떤 가설이나 자기주장에 빠져있으면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저 역시 마찬가지 일 겁입니다. 문제는 없더라. 그런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하면 정말 이상한 의사로 생각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당뇨병에 대한 논문을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뇨병환자는 일정 기간을 두고 병에 대해 추적검사를 합니다. 현재하는 치료가 맞는지, 병은 더 진행되지 않았는지, 이런 여러 가지를 검사를 통해서 확인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병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데 제일 중요한 검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당화혈색소가 맞겠지요? 저도 환자분들에게 설명하기를 공복혈당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정확하다. 그 전날 식사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고 병원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그러나 당화혈색소는 헤모글로빈에 당분이 결합하여 있는 것인데 당분의 농도에 따라 전체 헤모글로빈에 대하여 당이 결합한 헤모글로빈의 % 가 결정되는 특성과 적혈구의 수명이 120일 정도니까 이런 것을 고려하면 지난 3개월 정도의 평균 혈당을 나타낸다. 이렇게 해서 당화혈색소만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논문에 따르면 혈관 합병증과 가장 관련 있는 것은 식후혈당이랍니다. 그래서 어떤 논문에는 아직도 당화혈색소만 갖고 평가하는 의사도 있다는 식으로 표현한 논문도 있는데요. 여러분도 아시는 분도 계시지만 수술적 치료의 근본원리는 식후혈당을 낮추는 겁니다. 어떻게 해서 수술로 당뇨가 좋아지는지 아직 모르는 분도 있을 것 같아 다시 말씀드리면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은 핏속에 있는 당분을 신체의 조직 세포로 이동시켜서 혈당을 낮추거나 아니면 조직에 저장된 당분을 다시 꺼내서 올리거나 하는 호르몬에 의하여 조절되는데 췌장의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것이 두 가지 일을 각각 합니다. 그런데 이런 호르몬분비를 췌장에서만 조절하는 줄 알았는데 더 큰 역할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이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우리 몸에서 영양분이 들어오는 것을 제일 먼저 감지하는 곳이 소장이기 때문에 소장의 상피세포가 그 일을 하는 겁니다. 췌장에 인슐린 만들라고 주문 넣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잘못되어 글루카곤을 분비하라고 주문하는 게 2형 당뇨병입니다. 뭐 앞에서 다 설명한 것이지만 새로 시작하는 의미에서 다시 적어 보았습니다. 어쨌든 SAPE 라는 수술은 식후혈당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내과적 약물치료는 이렇게 할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신약 역시 식후혈당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는데 그런 시도도 없다고 불평하는 논문도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런 확신이 없어서 환자분들에게 수술 후에는 당화혈색소가 조금 높아도 합병증이 잘 오지 않는다고만 이야기했거든요. 그러면 굉장히 무식한 의사라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그래서 수술의 장점에 대하여 말씀드릴 것이 한 가지 더 생겨서 오랜만에 글을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