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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SAPE를 시작하면서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779
등록일2020-10-25 오후 11:39:37

 

다시 SAPE를 시작하면서

 

얼마 전에 정말 오랜만에 다시 SAPE 수술을 했습니다. 굉장히 오랜 기간 수술이 없었는데 수술의 결과가 나빠서 가 아니라 보험적용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아서 그냥 의욕이 떨어진 데다가 다른 수술이 늘어나는 바람에 신경을 쓰지 못했나 봅니다. 저는 복강경으로 탈장 수술이나 담낭절제술, 혹은 췌장 수술도 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수술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치료의 결과가 혁신적이고 획기적이면 인정받기는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이제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복강경학회 회장을 하면서 학회지에 SAPE에 대한 논문을 두 편 실었고 지난 학회에서 회장강연때에 이수술에 대한 발표를 했는데 이에 대하여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 상태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면 다음 논문을 자기 논문집에 발표해 달라고 하거나 학회 발표를 초청하는 편지가 굉장히 많이 쇄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논문 발표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해외 학회 발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됩니다. 요즘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외국에 직접가지는 않아도 되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발표하기 때문에 쉬워졌다고 보일수도 있으나 저에게는 직접 가서 발표하는 것 보다 부담이 되는 이유는 언어장벽 때문입니다. SAPE 같이 예민한 발표는 앞으로 치료방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질문이 많이 들어오게 됩니다.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 논쟁이 들어가면 그래도 의사전달이 되는데 컴퓨터 화면상에서 이런 논의를 할 때는 정말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는 극복이 어렵고 자칫 잘못 전달되면 낭패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내가 왜 이렇게 수술을 알리지 못해서 안달인가 하고 좀 쉽게 살자고 혼자 타협도 합니다. 사실 이 수술은 수술재료가 많이 소모되지도 않고 수술시간도 짧아지고 합병증도 적기 때문에 굉장히 빨리 알려질 것 같기도 한데 사실은 이런 장점이 알려지는 데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사실 당뇨 수술 말고도 처음으로 국내에서 선보인 수술이 몇 가지 있습니다. 복강경 탈장 수술이 그것 중 하나인데 이수술은 홍보가 굉장히 쉬웠습니다. 이 수술 역시 환자에 대한 통증의 감소나 재발율을 낮추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당뇨수술하고 굉장히 커다란 차이가 있었는데 복강경 탈장 수술에는 특별한 인공막이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이 재료를 만드는 회사에서 굉장한 노력을 해서 이 수술을 알린 것이 큰 작용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당뇨수술인 SAPE는 많이 시행한다고 득을 보는 사람이 없어요. 재료나 필요한 투약, 수술시간이 대폭 감소되었기 때문에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굉장한 이득을 취하게 되는 경우는 오직 수술받은 환자분들인데 참 사람이 자기 중심적인 것은 할 수 없지만 수술받기 전 하고 수술받은 후에 왜 그렇게 달라지는지. 수술받고 정말 좋다면 주변에 자꾸 알려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게 됩니다. 그래야 당뇨병에 대한 치료의 발전도 있게 되고 그래야 늘어난 수명에 대한 삶의 질의 향상도 이루어지게 될 것 같은데 말이지요.

허긴 이번에 수술한 환자분도 SAPE 받은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수술받으러 오시기는 했네요.

두서없이 이런 저런 넉두리만 했나 봅니다. 어찌되었던 다시 기운을 차려서 집중하려 합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멀리했던 칼럼도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보통 이 정도되면 아주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기도 하지만 제가 집착하는 이유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던 이 방법이 맞는 것이라면 반드시 인정받는 시간이 온다는 확신 때문이겠지요. 정작 쓰려고 한 말은 다음에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