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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검사결과를 왜 안 알려줘요?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1766
등록일2018-06-08 오전 11:56:20

검사결과를 왜 안 알려 주나요? (여기서 좀 심하면 교수님 연구용으로 검사하시는 것인가요? 라고도 오해를 하시는 환자분이 있으십니다.)

환자분들은 시행하는 검사가 매우 많다고 느낄 겁니다. 그러나, 정말 이런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냐고 질문하신다면 그러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선진국의 베리아트릭 수술센터에 비교하면 아주 적게 하는 편입니다. 우리 수술은 수술로 인한 영양 결핍증이 없으므로 미량원소 역시 측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시행하는 모든 검사법에 대한 이유와 결과는 설명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시면 그 점도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제가 외래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을 위주로 말씀드리고 다른 검사에 대하여는 별로 설명을 안 드립니다. 기껏해야 고지혈증이나 신장, 간 등 아주 중요한 장기에 문제가 있으면 알려드리지만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말씀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섭섭히 여기는 환자분 들이 많이 계시다고 해서 좀 해명을 드리려 합니다. 당연히 그런 점이 부족 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당뇨병으로 병원에 오신 환자분들은 검사가 대단히 많습니다. 왜냐 하면 당뇨병 자체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고 증상도 복합적인 것이 많으므로 검사도 여러 가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일일이 다 말씀드리면 한이 없습니다. 문제는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하지도 못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에 새로운 합병증이 발생되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수술 전 전보다 혈당이 많이 떨어지고 전신상태가 회복되고 있으므로 큰 문제는 없이 대부분이 정상입니다. 수술 전 문제가 있던 분들의 검사결과도 대부붑 호전됩니다. 그래서 설명하기 전에 대부분 파악을 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로 생략한다는 점을 변명 아닌 변명으로 말씀드립니다.

많은 환자분 들이 제일 궁굼해 하는 검사는 췌장기능에 대한 검사입니다. 췌장기능의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D I 검사라는 것인데 힘들게 포도당 시럽을 먹고 구역질, 설사 등 고생고생하면서 한 검사결과는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

췌장의 기능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며 반드시 해야 하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이 검사는 알려드려도 이해가 어려울뿐더러 환자분들의 골치만 아프게 할 수 있으므로 일일이 알려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 검사의 이름은 disposition index 라는 검사인데 우리말로 하면 인슐린 감수성을 고려한 인슐린 분비능력 지표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췌장의 기능을 알기는 어렵지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장기의 기능을 어떻게 정확히 알아낼수 있겠습니까.

당뇨병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는 인슐린 감수성에 대해 검사와 ( 인슐린 저항성의 반대)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 두 가지입니다. 두 가지의 상황에 따라 혈당이 정해집니다. 인슐린이 적게 만들어져도 그것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인슐린 감수성이 높은 것이고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굉장히 좋아도 인슐린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해서 감수성이 떨어진다면 결과는 같은 것일 겁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는 반비례의 관계가 있고 이것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어려워 보여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래 그림의 세로축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 아래쪽의 가로축은 인슐린 감수성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휘어진 선이 혈당이라고 이 선의 위쪽 끝은 분비는 많은데 감수성이 낮은 경우고 아래로 내려온 반대쪽 끝은 분비는 거의 없는데 감수성이 커서 혈당이 유지되는 상태를 보이는 그래프입니다. 여기서 곡선의 안쪽 그러니까 오른쪽은 당뇨가 없는 상태이고 곡선의 밖은 당뇨가 있는 상태를 보이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 인슐린 감수성을 고려한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입니다.

이 검사법은 종류가 매우 많고 계산법도 많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정확히 알아내는 계산법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결과도 정확히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검사를 뺄 수는 없습니다. 적이도 환자의 질환의 진행상태는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잘못 설명하면 나빠지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함부로 말씀드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검사할 때 전날 너무 많이 드셨거나 약물을 복용했다면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하게 됩니다. 저는 환자분들의 추세를 확인합니다. 그러나 예민하신 환자분들은 괜한 혼돈만 드릴까 봐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십시오. 제가 말씀드려서 환자가 이해할 수 있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궁금하신 것은 물어보셔도 됩니다. 그런데 필요 없는 것은 굳이 아실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알고 싶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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