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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풀리는 느낌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1137
등록일2017-06-10 오전 6:06:20

정말 무엇인가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밥 먹을 때도 화장실에서도 자동차 운전하다가도 정말 그 생각만 합니다. 저도 한번 빠지면 답이 나올 때까지 그 생각만 하는 편입니다. 설마 계속 그 생각만 하고 살지는 않겠지요. 다른 생각도 하기는 하겠지만 나머지 생각은 기억에 없으니 한 가지 생각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집사람이 밥 먹을 때 나를 보면 눈에 초점이 허공에 있으면서 고개가 약간 갸우뚱 하게 있다고 합니다. 밥은 온데 흘려놓고……. 단일문합유문소장문합술 생각 할 때 정말 얼이 빠진 사람처럼 보이더랍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어떤 생각이 번쩍 날때가 있거든요. 주로 새벽에 그런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이 있다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이럴때면 잠자리에서 뛰어나와 어디다 적던가. 컴퓨터에 옮겨 놓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낮에 그 생각을 하려면 그냥 대충의 윤곽만 잡히고 섬세함이 없어집니다.

 

오늘도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요새 좀 하고 있는생각은 이 수술의 기전, 원리를 좀더 쉽게 알리고 싶은 생각에서 인데 생각보다 쉽게 설명이 안되는데요? 요새도 골똘히 생각하는 증상이 있나봅니다. 집사람 말이 또 시작하는 것 같다는 군요. 새로운 수술을 고안하는 것이 아니고 이수술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는데 무엇인가 보이기 시작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수술치료법은 2015년 초에 고안했을 겁니다. 기억에 말이지요. 그 이후 이러한 이론과 수술방법을 알리기 위하여 학회에서 발표, 강의 논문 등등 정말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알고 그러는지, 정말 몰라 그러는지 아니면 내가 틀렸던지. 어찌되었건 반응이 시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환자분들 한데 받는 질문 중 흔한 것 중의 한 가지는 굉장히 좋은 것 같고 이해도 가는데 왜 다른 의사선생님은 모를까요? 왜 내과 당뇨 명의들은 모를까요? 미국에서는 왜 논문이 없을까요? 내가 생각해도 그런 질문이 있겠지요! 당연한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은 순전히 제가 고안했으니 모를 수밖에요. 그리고 어떤 환자분이 내과 주치의선생에게 수술에 대하여 물어보았더니 그거 그냥 체중줄이는 수술입니다. 위험하니 받지마세요. 그랬데요.

그래서 그 의사선생에게 공부나 좀 하고 그런말 하라고 꾸짖듯이 말씀하고 나왔다고 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기를 그러지 마십시오. 환자분도 이런 수술에 대하여 알게 된게 몇 달안되지 않습니까? 내과선생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이런 종류의 수술에서 사고가 난 보도가 있었으니 그런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정도는 이해를 해야 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제가 뭐 성인군자나 겸손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 팩트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나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을 해왔는데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왜 이럴까 곰곰이 생각 해 보았는데 몇가지 의문의 답이 나오더라구요.

그중에 중요한 사실의 하나는 이 수술을 홍보할 스폰서가 없다는 겁니다. 보통 어떤 질환에 대하여 새로운 치료법이 생기면 일대 혼란이 옵니다. 홍보를 하고 이것이 입소문 타면 엄청난 유행을 탑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심한편입니다.) 여기서 질병자체는 잠깐 제쳐놓고 다른 이야기를 좀해야 되겠습니다. 이런경우에 손해를 보는 쪽과 이득을 챙기는 쪽이 생기게 되거든요. 예를 들면 위암을 외과수술로 치료하다가 내시경으로 점막절제 해서 치료하기 시작할 때 외과의사는 수술이 없어지고 복강경회사는 매출이 줄어든 반면 소화기내과에 위내시경은 그야말로 전성기을 맞으면서 내시경회사가 큰 이익을 챙겼지요. 그런저런 이유로 알게 모르게 홍보가 되고 금방 널리 퍼지게 됩니다. 정말 큰 사건 중에 하나는 비뇨기과의 쇠퇴입니다. 비아그라라는 엉뚱한 약이 개발되면서 이제는 거의 전공의 지원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신장이나 방광 이런 곳의 수술이 있지만 굉장히 적은 범위이고 난이도가 높지 않아 희소가치도 없고 그래서 한마디로 환자가 많이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저도 몰랐는데 비뇨기과의 분야중 가장 큰 것 중의 하나는 남성학이었더라고요. 그런데 이럼말을 하는 이유는 만약 당뇨병의 치료 패러다임이 제가 하는 수술로 가면 어떻게 될까요. 손해 보는 쪽은 수없이 많아지지만 득을 보는 쪽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까지 이와 같은 치료법은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손해를 보는 쪽을 나열해 보면 당장은 아니지만 제약회사들이 포함되고 (큰 영향을 받겠지요), 연구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뇨병은 불치의병이며 진행되므로 현재 이에 대한 연구 투자가 엄청납니다. 그리고 인력적으로도 이를 연구하는 선생님도 많고 연구원도 엄청납니다. 그리고 같은 수술을 연구하는 동료의사도 이에 속하는데 지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런 종류의 수술에 대한 연구를 하는 유명한 의사선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만약 굉장히 뛰어난 수술이 개발되어 인정받으면 다른 수술법은 소멸되게 됩니다. 정말 평생을 바쳐 이룩한 연구가 허무해 지는 겁니다. 그럼 이익은 누가 챙기나? 환자 밖에 없어요. 저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외과수술기구 회사도 아닙니다. 수술이 워낙 간단해서 그리 소모되는 것도 없어요. 만약 그리된다면 저는 명예는 챙길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부는 아니고요. 그래서 널리 알리고는 싶지만 그렇게 심하게 밀고 나가기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고요.

 

학회발표도 반응이 없어서 그냥 그러면 그런대로 가자. 이렇게 생각하고 조용히 지내려는데 이수술법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내과나 다른 쪽에서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면서 3년 전 발표된 제논문이 다시 읽혀지고 지금 새로운 수술도 외국에서 발표초청이 쇄도는 아니지만 슬슬 화제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메일오는 회수가 많아집니다. 그리고 의학 연구에 대한 웹사이트도 있어요. Research gate 라는 곳인데 질문 하는 의사도 많아졌습니다. 조금 알려지는 것 같고 하여간 때가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제일 결정적인 것은 수술한 환자분들이 많아지고 수술 후 추적기간이 점차 늘어나며 증명이 되고 있는 것이 결정적 일겁니다. 제일 확실한 증거이므로 더 impact가 있겠지요? 제 자랑같이 보이지요?

 

제자랑 맞습니다. 그런데 자랑만을 위해서 이런말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제 느낌을 적어보는 것인데 하다 보니 자랑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남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요령 있는 강의가 완성되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 강의가 재미있어지고 잠자는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발표가 줄줄이 잡혀있는데 바빠서 다는 못갈 것 같아요. 그리고 왜 그렇게 먼데서 초정이 오는지..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스페인, 체고, 호주의 맬버른 정말 기본이 10시간 비행이네요. 이중 한 곳만 가려합니다. 그때 가서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호의적인 학회가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이런 아이디어는 기존의 유명하신 선생님들에게서는 나오기 어렵습니다. 패러다임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어떤 패러다임에 사로 잡혀있는 선생님들에게는 이런 생각은 꿈도 꾸기 어려울 겁니다. 어떤 잘못된 사실을 규정사실로 알고 있고 진리고 생각하므로 더 이상 아이디어가 발전하지 못합니다.

 

 

우리도 어떤 일이 정말 풀리지 않으면 다 접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까? 전혀 모르던 사람이 무엇을 알려고 하면 다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공부를 많이 하기는 해야지요. 어쨌든 요새 생각이 많습니다. 정말 다른 선생님들의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결과가 있으니 좀 다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