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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른 의사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것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1421
등록일2017-07-14 오전 6:36:36

학회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질문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생각에는 제가 설명한 내용에 대하여 모순점이나 합리적이 아닌 점을 지적할 것 같이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논리적인 면이 아니고 어떻게 이런 것을 발견했느냐? 혹은 새로운 문합방법은 어디에 나와 있느냐 같은 예상치 못한 질문이 많습니다. 본인들은 생각도 안 했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 생각하면 좀 기분 나쁜 질문일수 있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수 있었느냐 혹은 어디에 나온 것을 인용한 것은 아닌가? 등으로도 해석이 가능한데 어떤 면에서는 믿지 못하겠다 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저도 이런 질문을 학회에서 들어보지 못했고 평소에 학회에서는 하지 않는 질문이라 저도 당황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꼭 그렇게 나쁜 쪽으로만 볼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과정이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차근 차근 정리를 해 보았는데요. 그렇게 하니 더 이해하지 좋은 설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수정하고 나니 별로 자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청?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수면가스라도 뿌린 것처럼 대부분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그내용을 한번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시작은 베리아트릭 수술 ( 비만수술 )의 한 가지인 축소위우회술 인데 이것은 대만의 웨이제이 리 선생한테서 배운 것입니다. 이것은 행운입니다.

저는 의사가 되던 해부터 줄 곳 순천향 병원에서 근무를 했었지만 중간에 다른 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송파에 있는 H 병원인데 이곳으로 자리를 잠시 옮길 때는 복강경수술분야에서 나름 이루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마침 뜻이 맞는 선생님이 불러 주셔서 잠깐 자리를 옮겼거든요. 그런데 그 병원에서 동료선생님이 대만의 웨이제이 선생을 소개 시켜주었고 그때는 유럽이나 미국에 연수 하고 싶었는데 대만으로 단기연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2003년이네요.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웨이제이 선생이지요. 그때부터 축소위우회술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공부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전문의 취득 후에는 공부하고 담쌓고 지냈었는데 저의 삶의 방향을 바꿀만한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2005년에 미국의 루비노 라는 의사가 쥐 실험을 통해서 십이지장 공장 우회술로 마른당뇨를 고칠 수 있다는 논문을 냈어요. 그때부터 당뇨수술이 우후죽순처럼 퍼졌습니다. 그때만 해도 몇 년 이내에 당뇨병은 해결이 된다는 생각이 팽배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기관에서 사람에게 시행한 십이지장 공장우회술의 결과가 판이하게 나오게 됩니다. 좋은 보고도 물론 있고 재발에 의하여 수술전 상태로 돌아갔다는 보고도 거의 반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십이지장 공장우회술의 결과도 100% 재발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9년에 당뇨수술이 처음시행되었습니다. 시작할 때 세 곳의 병원에서 시작했습니다. 순천향대학병원, ooo 대학병원, oo대 병원이 동시에 시작했지요. 저만 축소위우회술을 하고 나머지 병원은 십이지장 공장 우회술을 했습니다. 결과 아시는 분 있나요? 제 환자만 괜찮고 나머지 두병원은 모두 재발했어요.

그때부터 의사들의 생각은 상상의 날개를 폅니다. 엄청나게 많은 수술방법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지요. 그런데 십이지장 공장 우회술에서 결과가 판이하게 나오는 것은 규정사실로 되어있었고 이런 판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수술이며 이 수술법의 큰단점으로 받아졌습니다. 예측을 불허하는 것이 이 수술의 단점이고 좋은 결과도 있다는 것이 장점인 수술이었습니다. 1차 치료법으로 사용 할수 없는 수술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유가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남들이 갖지 못하는 의문을 같게 된 것은 제가 똑똑하거나 잘나서가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 것이 아니고 저 혼자 공부한 것이 가장 주효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번 규정사실로 머리에 남게 되면 그것을 다시 생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어떤 현상을 남이 보지 않았던 각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바뀌지 않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패러다임을 바꿔라 등 성공하기 위한 여러 잠언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잠언도 많이 있거든요 정말 다른 각도에서 어떤 사물을 관찰하고 현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백지상태가 아니면 어려운 것 같아요. 혼자 공부해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남이 볼수 없는 것을 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 하면 이제 까지 발표되었던 십이지장공장우회술의 논문을 다 찾아서 분류를 해보았습니다. 결과가 좋은 쪽하고 나쁜 쪽 으로 나누어 봤지요. 그런데 완벽히 갈리는 거예요. 어중간한 결과가 없어요. 그래? 요것 봐라? 그래서 공통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있을 것 같다. 잘 안 나오지요.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정말 짜증 많이 났습니다. 뭔가 보여도 이론적 뒷받침이 안 되고 맞는다고 쳐도 해결법도 없고.

그러다가 유문 괄약근을 살린 쪽과 우회한 쪽이 극명한 차이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유문괄약근을 살려서 소화를 도와주는 것은 좋은데 다 재발했어요. 그래서 당뇨결과가 좋은 결과 쪽을 검토하니 전부 우회했네요. 여기서부터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은 숨은그림찾기 있지요? 그거랑 너무 비슷합니다. 한번 보이면 계속 뻔히 보이거든요. 그런데 안보이면 정말 안보여요. 나머지도 할 말이 많은데 오늘은 요기까지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