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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정관념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959
등록일2017-10-23 오전 2:42:22

 

 

요사이 편견 혹은 고정관념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당뇨병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 한 가지는 당뇨병은 고쳐지지 않는다? 혹은 호전 되지 않는다? 라는 생각입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당뇨병을 한 가지 질환으로 보느냐 아니면 증상(현상) 혹은 상태로 보느냐 하는 논쟁까지 가게 됩니다. 제 생각은 우리가 말하는 당뇨병이란 우리 몸의 항상성(어떤 상태를 유지하려는 생리현상; 예를 들어 체온이나 전해질같이 정상범위를 유지하려는 성질) 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에 가깝고 질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여러 논문이나 학계의 말을 인용 하면 고혈당증, 고혈당 상태라고 부르자고 하는 움직임을 많이 봅니다. 이렇게 고혈당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중한 환자로 보고 불치의 병, 호전될 가능성이 희박한 병으로 생각하는 편견 에서 벋어 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뇨병의 존재 유무를 검사수치로 정확히 판단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좀 웃기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씀은 이러한 고혈당증을 정상화하기 위한 연구를 하시는 의사선생님 들 혹은 제약회사의 연구실에서 근무하시는 박사님들의 연구나 노력의 방향에 대한 것입니다. 혈당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진 원인에 대한 연구 없이 일단 혈당만 정상으로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고정 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치료자체의 합병증을 동반하며 치료효과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하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되찾는 방향으로의 치료방법은 운동이나 식이요법 정도 밖에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더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제가 하고 있는 수술적 치료에 대하여 거짓이다, 재발한다, 눈속임이다, 부작용이 심하다, 아직 검증이 안 되어 위험하다 등의 등 왜곡된 평가는 정말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SAPE라는 치료법에 대하여 비난하시는 분은 이제 좀 사실을 (fact)확인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다시 되 돌아왔는지 확인 해보고 평가하여야 합니다. 앞으로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과학적 사실은 부정하고 싶고 믿기 싫어도 사실은 사실이기 때문에 없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주변에 널려 있는 몸에 좋다는 무엇 입니다. 알고 보면 정말 많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환자분들을 보면 막연히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뿌리 깊이 머리에 박혀 있는 것 같습니다. 바뀌지 않기 때문에 고정관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재발을 우려한 나머지 이런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주변에 있는 모든 건강보조식품이나 속칭 보약들에 대하여 모두 부정적이라 말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수술 후에는 혈당이 떨어지고 전체적인 몸 컨디션이 좋아집니다. 환자자신도 그것을 느낄 수 있으며 검사상 수치도 좋아집니다. 췌장기능을 반영하는 검사소견 역시 좋아 집니다. 1~2년 지나서 갑자기 조절능력이 없어지고 혈당이 오르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과 자세히 면담하면 최근 어떤 보약이나 건강식품을 드신 분이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조금 더 호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한번시도 해 보았다는 겁니다. 이런 경우 이런 식품이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원인은 너무 많고 서로 얽혀 있어서 인과관계를 정확히 증명하기 어려운 데다 드시고 계신 식품의 성분 역시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렵습니다. 자세히 보면 식품이라고 하지만 첨가된 물질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데다 제가 어떤 식품이나 한약에 대하여 당뇨를 유발 한다는 체계적인 연구와 실험을 하는 사람도 아닌 외과의사로서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느냐 하시는 분이 있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단지 제 환자의 고혈당증의 호전을 위해서 입니다. 이유는 이런 환자들 대부분에서 최근 섭취한 음식이나 약 중에 의심이 되는 식품을 발견할 수 있고 이것의 섭취를 중단하면 혈당이 몰라보게 좋아지는 현상을 많이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외과의사로서 제가 수술한 환자의 수술 후  결과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이며 이런 사실을 확신 하는 이상 환자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의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술한 환자의 경과호전 이외의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다른 문제가 있든 없던 그것은 저와 관계가 없으며 단지 수술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방해되는 요인을 제거 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몸에 좋은 그것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은 아마도 우리 조상들의 가난하고 굶주림으로 비참했던 우리의 역사가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품이나 약재의 특징은 섭취 했을 때 왠지 힘이 나고 기운이 돌아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느낌을 영어로는 Sense of well being 이라 합니다. 무엇인가 잘되고 있는 느낌인데 만약 섭취를 중단하면 불안하고 왠지 몸이 약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어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습관적으로 계속 섭취하게 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식품은 과거 가난과 굶주림의 시절에는 우리 몸에 좋게 작용 했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그 시절과 현재는 환경의 큰 변화가 있습니다. 제가 전에도 누차 말씀드렸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죽을 고비를 넘길 때는 에너지 비축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당장 연료를 동원해야 합니다. 글루카곤(인슐린과반대기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극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이어오게 했던 그런 식품에 대한 인식이 남아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특정 질병에 대하여 항상 좋은 식품은 없습니다. 그렇게 좋다면 이미 질병에서 벗어났어야 합니다. 그 시대의 환경과 자기 몸의 상태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학도 시대에 따라 계속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지 않습니까? 환경과 개인이 변하기 때문에 부족 한 것이나 필요한 것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세 번째는 수술 후 생긴 불편함은 수술을 원상 복원 하면 좋아진다. 다시 말해서 지금 몸이 괴로운 것은 수술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 벗어나는 길은 원상 복원하는 것 이외에는 해결법이 없다. 라는 고정관념입니다.

 

사실 수술 전에 원상 복원도 된다는 설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경우는 없었고 원상복원이라는 설명을 했던 이유를 굳이 말씀드리면 환자분의 몸에서 제거되는 것이 없다는 설명의 이해가 쉽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용어를 조심해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오해할 가능성이 있네요.  원상복원의 의미를 환불이나 교환같이 없었던 일로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만약 구입한 물건이 맘에 들지 않아서 환불하려 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사용 해보려는 생각은 애당초 없겠지요. 원상복원에만 집착하면 영영 그 불편한 증상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물론 수술 후 어떤 증상이 새로이 발생되었다면 수술과 연관 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 합니다. 그러나 모든 현상이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말 그렇다 하더라도 원상 복원이 답이 아닌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예를 들어 보면 만약 수술로 인해 복강 내 유착이 왔다고 하고 이것이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면 이것은 수술을 원상복원해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이러는 것 역시 아닙니다. 그런 편견에 대한 집착은 다른 원인에 의한 가능성조차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에 문제해결은 영영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수술의 결정은 본인이 한 것이기 때문에 자책감과 이것을 역전시키려는 마음이 고집스레 원형복원을 고집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수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수술을 시행하는 다른 병원은 아직 없습니다. 비슷한 수술을 했던 병원과 의사는 있지만 여러 이유로 거의 모두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저는 결과와 원리는 발표를 했으나 아직 이 수술법을 공식적으로 공개 하지는 않았습니다. 2008년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복강경탈장수술을 2000년 미국 연수 과정에서 배우고 귀국 후 바로 시작해서 7년 정도의 경험을 갖고 일반 외과전문의 들에게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순천향병원에서 시연회라는 것을 했는데 이것은 환자분의 허락을 받은 뒤 수술 장면을 생중계 하는 live surgery 라고도 하는 공개 수술입니다. 그때 수술이 아주 잘 되었고 어렵지 않게 3명의 탈장환자를 수술했습니다. 많은 외과의사가 자신감을 갖고 돌아가는 것이 눈에 선합니다. 그 이후 수술이 잘못되었다는 소식이 속속 들어오고 문제가 생긴 환자분들을 저에게 보내는 바람에 1년 정도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수술법에 대한 안전성이나 효과가 도마 위에 올랐겠지요. 한때 그 수술이 나쁜 수술이라고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최고의 수술이 되었고 다른 병원에서도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좀 더 신중하여야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뇨수술 역시 수술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수술 후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수술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진행이 되지 않습니다. 증상의 근본원인을 알면 치료가 쉬워집니다. 대부분 먹는 약 몇 번으로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편견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겁니다. 어떤 분들은 저야 말로 편견이 많고 고집쟁이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럴 수 도 있겠지만 환자분들의 몸을 우선한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어찌 되었던 두 달이면 축소위우회술에서 SAPE 로 수술을 바꾼 지 2년이 되고 환자도 50명을 넘었습니다. 다음 주는 3명이 추가 되겠네요. 수술에 대한 걱정은 이제 하지 않습니다. 물론 조심은 해야겠지요. 수술 후 환자분들의 경과 역시 걱정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저도 불안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결과가 좋다고 하는 말을 수술후 바로 정상이 된다고 성급히 결과를 원하시면 안 됩니다. 이제까지의 치료법 중 가장 획기적이고 결과가 좋다고 하지만 완벽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수술에서 합병증은 발생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예상한 것과 같습니다. 안전하다는 뜻이며 이제 수술시간은 30분정도로 단축되었습니다. 30분은 수술 자체 만 입니다. 마취하고 소독하고 수술 후에 회복실에서 깨우는 시간 등은 포함하지 않고 단지 제가 시작하고 끝내는 시간 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편감은 없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앞의 글에 공감을 하신 다면 본인에게는 이러한 문제가 있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사이 유행처럼 떠도는 말 중에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틀을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기회는 변화하는 사람이 차지한다. 등등 비슷한 말이 유행합니다. 세상의 여러 가지 변화가 너무 빠르고 크게 다가오기 때문인데 우리 식생활도 그렇게 변했습니다. 수만 년을 지속한 식습관이 불과 100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를 겪으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 된 것으로 보입니다. 패러다임이란 한시대의 거의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이론, 방법, 원칙 등의 체계를 말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바꾸는 것은 사실 어렵습니다. 어쩌면 불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정말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면 굉장히 심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한 빨리 적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 같습니다. 기존의 생각의 틀에서 또는 먹거리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