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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루카곤, 알코홀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1457
등록일2017-02-01 오후 3:17:08

 

수술의 종류에 대하여 계속 쓰려 했는데 먼저 알려드려야 할 일이 있어 잠깐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마디로 2형 당뇨병은 글루카곤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논란거리가 되고는 있지만 저는 확신이 있고 그 증거를 저는 계속 접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엇이 원인이냐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혈당은 조절 하지 못하고 자기 가설만 주장 하는 의사선생들은 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먼저 환자의 혈당은 떨어뜨리는 노력부터 해야지요. 하여간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당뇨라는 시련을 주는 호르몬도 글루카곤입니다만 우리 조상들을 기근에서 지켜준 호르몬 역시 글루카곤입니다. 수십만 년이나 되는 인류의 역사상 지금같이 먹거리가 풍부한 시기는 100년이 채 안된답니다. 사람이 한번 태어나면 기근, 굶주림을 한두 번 반드시 겪게 되는데 전쟁이 있어도 그렇고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를 한두 번 겪게 되거든요. 오랜 기간 굶어야 할 시기가 일생에 몇 차례는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때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켜준 호르몬입니다. 글루카곤을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 이라 정의하기보다는 저장된 영양분을 동원하는 호르몬입니다. 그래서 굶주림 속 에서도 피골이 상접해도 뇌와 심장에 영양분을 보내준 호르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민족은 과거 많이 굶주렸던 모양입니다. 글루카곤의 분비가 굉장히 예민합니다. 글루카곤은 영양분을 동원하는 호르몬이고 인슐린은 저장하는 호르몬입니다. 자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현재 먹는 대로 영양분이 저장 된다면 초고도비만으로 큰 문제가 생길 겁니다. 지방간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게 전신에 쌓이게 되면 완전히 망가지는 겁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영양분이 흡수되는 것을 상부위장관의 인크레틴이 감지하면 인슐린대신 글루카곤을 냅니다. 엎친데 덥친 격 즉 너무 먹어 혈당이 높은데 몸에 저장된 당분까지 나와 주는 겁니다. 이게 악순환이 되면서 인슐린 분비하는 베타세포는 너무 많은 일을 하다 소진해 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당뇨병은 불치의병으로 알려지고 있지요. 이제부터 본론입니다. SAPE수술하신 분들 경과는 거의 비슷하게 나간다고 했지요? 몇 일전 저를 긴장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환자 두 분의 혈당이 오른 겁니다. 이게 재발이 아닌가 생각하고 잠도 못 잤습니다. 알고 보니 폭음을 하셨더라고요.

폭음이 왜 혈당을 올리느냐? 글루카곤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폭음하면 그 다음날 저혈당을 떠올리게 됩니다. 혈당이 낮을 때는 글루카곤이 나와서 혈당을 올려 주는 것이 상식이지요. 그런데 과음하면 간이 알코올 분해하느라고 글루카곤이 있어도 당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폭음하면 꿀물이니 설탕물이니 마시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왜 혈당이 오르나? 글루카곤은 분비가 되어도 혈당이 오르지 않으면 마구 분비를 합니다. 저혈당은 생명과 관계있는 위중한 상태입니다. 당뇨수술은 GIP의 분비를 감소시키며 궁극적으로 글루카곤을 표적으로 해서 혈당을 근본적으로 조절합니다. 그러나 glucagon분비에 예민한 우리민족은 (동아시아) 저혈당에 한번 노출되어 글루카곤분비를 자극받은 췌장은 한동안 글루카곤을 분비시키는 쪽으로 일을 합니다. 그런데 수술해서 이렇게 겨우 GIP를 줄이며 혈당을 조절했는데 여기에 알파세포가 자극되면 말짱 도루묵이지요. 신체는 다시 수술 전 상태로 잠시 돌아가게 됩니다. 이 현상은 한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겨우 정상으로 가고 있는 인크레틴, 인슐린, 글루카곤 대사를 엉망으로 만들게 됩니다.

이해가 어려울지 모르지만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SAPE 수술 후 당뇨병이 호전되고 있는 동안 폭음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당뇨와 알코올의 관계는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책에는 도리어 약간의 음주는 괜찮고 오히려 도움도 된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사실 수술 후 췌장조직의 베타세포가 재생되고 나면 문제가 없겠지요. 시간이 지나 정상인과 비슷한 상태가 되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폭음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25명의 당뇨 환자분들이 수술 받으셨는데 경과는 똑 같이 좋습니다. 이제는 정말 꿈같은 사실이 벌어지나 봅니다. 혈당조절효과는 전에 하던 축소위우회술 보다 좋은 것 같고 환자분들 수술로 고생하는 분이 없는데요? 다행입니다.

현재 폭음 후 혈당이 올랐던 두 분의 환자분도 음주를 줄이고 정상으로 회복되어 같은 경과를 보이고 계십니다. 폭음에 유의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상기 내용 중에는 이해를 돕기 위하여 첨가된 가설이 있는데 이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정도 있습니다. 제가 가정한것이지요. 가령 너무 많은 영양분이 흡수되면 GIPglucagon이라는 당을 동원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것은 밝혀진 내용입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영양분이 저장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분비되는 것 같다. (이것은 제가 이해를 돕기 위해 삽입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언젠가는 증명 될 가능성이 높은 가정입니다. ) 혹시 내과내분비를 전공하시는 선생님이 이런 글을 보고 거짓이라 하실까봐서 첨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