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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단 토끼 한 마리 반

작성자명허경열
조회수1376
등록일2016-01-26 오전 7: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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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전에 토끼 두 마리를 잡겠다고 했습니다
. 한 마리는 유문괄약근에 소장을 문합해서 그 기능을 살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렇게 하고도 기존 축소위우회술과 같은 효과를 보이겠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토끼는 잡혔는데 유문 괄약근 기능이 정말 그대로입니다. 두 번째 토끼는 혈당의 정상화인데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하나는 수술직후 급격한 혈당강하, 둘째는 정상화 내지는 재발현상이 나타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토끼의 두 번째 조건은 시간이 걸려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일단 첫째 토끼의 중요성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유문 괄약근의 보존이지요.

일단 그림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림 1을 보면 고무풍선과 위장의 비교입니다. 유문괄약근은 위의 연속으로 끝부분이 굉장히 강한 조임 기능이 있는 근육으로 되어있습니다. 풍선도 바람 부는 입구는 두께가 두껍지 않습니까? 굉장한 압력을 견디는 것이 유문 괄약근입니다. 그다음 유문부는 풍선의 잘록한 부분으로 보면 되는데 이곳은 좁으면서 이곳의 근육도 만만치 않습니다. 굉장한 힘을 내보낼 수 있도록 두껍게 되어있습니다.

자 그럼 위는 크게 세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음식물의 저장 (50cc ~1500cc)

음식물의 파쇄 (맷돌 생각하시면 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유문괄약근부위를 넓혀 잘게 갈리고 위액과 석여 걸쭉한 유미즙 (Chyme)상태로 된 음식물을 소장으로 내보냄.

첫째 기능은 식도 위 괄약근이 이완 (넓어짐)되면서 식도를 통해 위로 내려옵니다. 이게 안 되는 병도 있어요. (Achalasia) (이건 전혀 도움이 안 되니 몰라도 됩니다.)

기가 막히는 기능은 두 번째와 세 번째 기능입니다. 음식은 받아놓았겠다, 이제 손질을 해야 되는데....

일단 그림3 의 좌측그림을 보면 1→2 표시 있지요? 그대로 연동운동이 시작됩니다.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줘 짜는 거지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 유문괄약근은 음식을 손질할 때 강력하게 닫혀서 못 내려가게 한다.

그러나 음식손질을 하지 않을 때는 크게 열려서 갈려지지 않는 나물의 줄기나 떡? 소고기 힘줄? 뭐 그런 게 슬슬 내려가면서 천천히 연동운동을 합니다. 왜 밥 먹지 않고 있으면 꼬르륵 소리 나지 않습니까? 그때 슬로우 모션으로 연동운동을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맷돌기능을 보면 그림 3의  3번 부위가 엄청난 힘으로 조여 줍니다. 마치 아나콘다가 먹이를 질식시키듯이.... 동시에 괄약근은 죽어라 닫혀있고... 그러다 보니 그림 2처럼 다시 위장의 몸통으로, 반대쪽으로 튀어나가게 됩니다. 크기가 2~3mm로 적어질 때 까지 계속합니다. 참 우리 위도 고생이 많아요. 사실 우리 대충 씹어 먹지 않나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변을 보면 없습니다.

물론 엄청난 설사를 한때는 그러지요? “먹은 게 그대로 나왔어!” 그게 신기한 것이 아니고 먹은 것이 어디로 갔을까? 이 현상이 신기한 거지요.

세 번째 기능

이게 정말 기가 막히는데 유문부의 연동운동이 아래로 쭉 내려가면서 조금 열린 괄약근사이로 내용물이 조금 샙니다. 내려가지요. 그럼 소장이 분석을 합니다. 잘 갈렸나? 위는 산이 많은데 음식과 섞여서 좀 중화 됐나? 우리는 음식 받을 준비 되었나?

등등을 연동 운동 때마다 분석해서 신호를 보냅니다. “보내라!!!!” “ 더 갈아라!!” 유문 괄약근에게 명령을 내리는 거지요. 40분 고생시킨 데요.

일단 허가가 나면 유문괄약근은 중간쯤 힘을 빼고 수문을 열어줍니다. 걸쭉한 유미즙이 내려갑니다. 그러면 십이지장에서는 인크레틴도 나오고 흡수도 되고 담즙도 나오고 중간 공정에 들어갑니다. 개성공단에서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 처럼....

이쯤 되면 참 굉장합니다. 정말 이렇게 만들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정말 우리는 대단한 믹서를 갖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결론은 유문부가 기능을 함으로 해서 기존의 축소위우회술에서 있던 냄새나는 방구나 설사가 없습니다. 덤핑도 없고요. 변연부 궤양도 줄어듭니다. 중화되어 위산의 산도가 낮아지니까.

먹는 것도 편하지요. 그래서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먹는데 너무 편하거든요. 일단 당뇨환자는 위의 기능이 약화되어있고 게다가 수술하면 연동운동이 약해집니다. 거의 기능을 못하고 있는데 막 먹으면 유문 괄약근이 닫힌 상태로 열어주질 않아요. 토하지요. 병원에 3일 계실동안에는 미음, 죽만 철저히 드십니다. 너무 좋지요. 다만 퇴원만 하면 요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퇴원 하면 3일 이내에 체해서 들어옵니다. 뭘 드셨어요? 제가 물어보면 퇴원하고 한 이틀 죽먹었는데 3일째 회식이 있었어요!!!! 수술한지 일주일이 안됐는데 회식이요? 거기서 아무것도 안 드셨데요. 캐 물으니 반찬만 먹었답니다. 밥 먹지 말고 죽 먹으라 했잖아요? 마지막에 식사는 안했답니다. 밥 먹지 말라해서. 정말 기가 막히네요.... 그래도 한 이틀 굶고 다 내려가서 퇴원하셨지요. 그만큼 유문부는 자기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특하게도.......

이제 토끼 반마리만 잡으면 새끼들이 줄줄이 잡힙니다. 큰놈은 철분, 마그네슘, 아연 등의 미량원소의 결핍이 없는것,  둘째는 먹는데 지장도 없고 셋째는....

결론은 수술 전과 비교해서 큰 차이는 혈당이 떨어졌다는 사실 이외는 변한 게 없다 이겁니다.